예쁜 시

능소화에게

受延 2015. 8. 16. 22:29

 

 

 

능소화에게

 

김명관

 

당신 곁에

한 그루 나무로 서 있겠습니다

침묵으로 그늘을 만들고

비온 뒤

파란 하늘도 준비하겠습니다

알지 못할 몸짓으로

슬픈 사랑 전한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저 바람결에

마음만 주고받으면 될 일입니다

가시 돋친 넝쿨로

내 몸을 감싼다 해도

기꺼이 내어 놓겠습니다

하여,

나보다 더 아파하진 마십시오

당신 발밑의 흙까지 사랑하면서

가장 가까이에

한 그루 나무로 서 있겠습니다

 

 

 

 

 

 

 

 

Loving Cello - Ralf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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