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에게
김명관
당신 곁에
한 그루 나무로 서 있겠습니다
침묵으로 그늘을 만들고
비온 뒤
파란 하늘도 준비하겠습니다
알지 못할 몸짓으로
슬픈 사랑 전한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저 바람결에
마음만 주고받으면 될 일입니다
가시 돋친 넝쿨로
내 몸을 감싼다 해도
기꺼이 내어 놓겠습니다
하여,
나보다 더 아파하진 마십시오
당신 발밑의 흙까지 사랑하면서
가장 가까이에
한 그루 나무로 서 있겠습니다
Loving Cello - Ralf Bach
'예쁜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대 (0) | 2015.09.08 |
---|---|
나름 이겠지 (0) | 2015.08.30 |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0) | 2015.08.05 |
물망초 (서정란) (0) | 2015.07.30 |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0) | 2015.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