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110

웅덩이에 11월의 적나라함이 있습니다

가을비 물 웅덩이 속에는 11월의 적나라함이 있습니다 가을도 빠져 허우적거리고 첨벙첨벙 나도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낙엽을 서너 개 주워 왔습니다 한낮에는 제법 덥다는 생각에 가을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새초롬한 가을비에 우수수 단풍을 보니 계절을 실감합니다 가을엔 종종 아날로그 감성에 취해 소녀로 돌아갑니다 낙엽을 갈피에 넣다 보니 가을! 참 이쁩니다 사실 數가 적을수록 더 예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겠지요

자작 시 202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