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예쁜 시 2017.09.05
9 월 마중 설탕 한 스푼을 넣은 에스프레소 달콤 쌉쌀함을 음미하며 그 뒤에 느껴지는 향의 여운을 코끝으로 느낀다 다소 쌀쌀한 아침 창문을 활짝 열고 무릎담요의 포근함을 느끼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9 월을 마중 한다 Blue Autumn - Claude Choe 사는 이야기 2017.09.01
사랑의 묘약 사랑의 묘약 / 오세영 비누는 스스로 풀어질 줄 안다 자신을 허물어야 결국 남도 허물어짐을 아는 까닭에 오래될수록 굳는 옷의 때 세탁이든 세수든 굳어버린 이념은 유액질의 부드러운 애무로써만 풀어진다. 섬세한 감정의 올을 하나씩 붙들고 전신으로 애무하는 비누, 그 사랑의 묘약 .. 예쁜 시 2017.08.30
만남과 인연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시선으로 살다가 어느 날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되고 소중한 인연이 되어 갑니다 소박하게 미소를 짓는 얼굴이 좋았고 꾸밈없는 소탈한 성격이 좋았고 내면에 간직된 아름다움이 묻어나서 좋아요 첫눈에 반하기까지는 8초라는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가지만 .. 좋은글 2017.08.29
들창가에 기대 서있으니 / 송성헌 들창가에 기대 서있으니 藝村 송성헌 어릴적 툇마루에서 만났던 달빛이 오늘은 들창 밖에서 은은히 내 삶을 들여다 보고 있다 고문관으로 따돌린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햇빛처럼 밝아졌는지, 왕따처럼 소외받은 사람과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사람은 되었는지 .. 예쁜 시 2017.08.22
연꽃 더위를 잠시 잊으려 어떤 날은 생각을 묶어 놓기도 하면서 그리고도 남는 날 또 아쉬운 날 그렇게 머물던 지난여름의 흔적이다 연꽃은 더러운 연못에서 깨끗한 꽃을 피운다 하여 선비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주무숙(周茂叔)은 <애련설 愛蓮說>에서 “내가 오직 연을 사랑함은 진흙 .. 내 그림 2017.08.18
타일 벽화 아라뱃길 벽화 타일 소박한 소망들로 가득한 타일 속 작은 바람 해 낼 수 있다는 의지가 담긴 짧은 메시지다 5년이 지난 지금 다들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살고 있겠지 글을 보고 있자니 꽃이 없어도 향이 나는 듯 술이 없어도 취기가 도는 듯 몽롱하다 Fairyland - Thomas Schweizer 사는 이야기 2017.08.17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 예쁜 시 2017.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