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나무늘보

受延 2016. 8. 4. 00:51



년초에 내가 늙어 간다는게 싫어서

너무 빠른 세월이 아쉬워서

내 삶의 시계 추를 나무늘보 등에 채워서 더디가길 바랬다

근데 요즘 너무 더운 폭염때문에 여름이 빨리 가길 바라면서

이거, 이거 말복이 언제지 ,처서가 언제일까 ?

달력을 들춰 보다가 급기야 추석이 언제일까 거꾸로 세어 봤다


참 덥다

갱년기 증상에 가끔 얼굴과 목덜미에 땀이 줄줄 흐른다

달력을 펼치고

거꾸로 추석을 하나 둘 ...마흔셋 이렇게 세다 보니 내가 참 우습다

에어컨도 말썽이다

작년에 까스가 세서 재 충전 했건만

어째 비실 비실 시원찮게 찬바람이 나온다

꼭 나 처럼

하필이면 이 폭염과 열대야에 비실 비실 이라니

에어컨 너는 왕 싸가지고  

찜통더위 너는 더 왕왕 싸가지


샤워만  네번째

오늘은 선풍기를 첫날밤 내 서방 처럼 바라보고 자야 하나 보다

올해 초 시계추를 나무늘보 등에 묶는다 한거 취소다 취소

여름아, 빨리 가라

빠름, 빠름,  LTE 급으로

                                             

                               

 

 Into the light / Fukada Ky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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