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아침
국화차 한 잔을 투명한 유리잔에 담고
창문에 기대어 바깥 풍경을 본다
가을을 맘껏 느낀다
창을 통해 느껴지는 햇살도
약간 차가운 바람도 참 좋다
너무 잠시뿐인 가을
내 안에 가두고 싶은 가을이다
바람이 부는 건 세월이 가는 것이다
솔솔 부는 바람의 속도로 만 갔으면 좋겠다
젊은 날의 옷을
빛바랜 흑백으로 입고 여전히 가는 세월
지난 세월을 들쳐 본들 무엇하랴
시간은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그 속도로 가고 있을 텐데
조급한 마음 탓이지
이 아름다운 가을을 맘껏 사랑하자
묶어 둘 수 없는 세월
그냥 곁에 두고 가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