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
다색의 하늘빛에 취하다
아침 보랏빛 하늘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시간의 지배를 받는 육체는
이기지못해 흔들리고
세월을 초월한 감성은 아직도 스무 살이다
말하고 싶지 않은 세월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이
사람이 그리워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나이
핑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 가을이다
어제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친구들과 보냈다
가는 세월이 너나없이 아쉬운가 보다
그 옛날 친구들이랑 기웃거리던 피맛골
고갈비의 비릿하고 구수한 냄새는 사라졌지만
세월 앞에 초라하게 변해버린 그곳에
어색하지 않게 나도 있었다
아코디언을 어깨에 둘러 맨 거리 악사
늙수그레한 노신사의 연주에 맞춰서 부른 떼 창
"잊혀진 계절"
깊어가는 가을밤 계절의 한계를 넘는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였다
11월
달력도 달랑 두장
첫날의 출발점에서 숨결이 찰랑인다
마치 이슬방울처럼
The Morning Of Leaves - Fariborz Lach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