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빨간약

受延 2019. 11. 27. 20:32

 
이제는 떠날 시간
낙엽 따라 가을도 뜀박질이다
엑셀 한번 제대로 밟지 못했는데
겨우 네 번의 수요일만 남았다
 
빨간약이 필요해
구미 땅기는 빨간 맛
오미자도 아니고
레드벨벳의
빨간 맛 달콤한 노래도 아닌
그 옛날 만병통치 빨간 약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아직 가지 않은
그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날
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하는
터널 어디쯤에 갇혀있으니 
깜깜해
마음이 어둡다고 차가운 건 아니야
원래
등잔 밑이 더 뜨겁거든
문제야
아직도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게
 
지팡이로 써야 할 마음을 칼로 쓰고 있으니..
이건 순전히 가을 탓 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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