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웅덩이에 11월의 적나라함이 있습니다

受延 2021. 11. 9. 17:49


가을비 물 웅덩이 속에는
11월의 적나라함이 있습니다
가을도 빠져 허우적거리고
첨벙첨벙
나도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낙엽을 서너 개 주워 왔습니다
한낮에는 제법 덥다는 생각에
가을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새초롬한 가을비에 우수수 단풍을 보니
계절을 실감합니다

가을엔 종종
아날로그 감성에 취해 소녀로 돌아갑니다
낙엽을 갈피에 넣다 보니
가을!
참 이쁩니다
사실 數가 적을수록 더 예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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