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를 머금은 대지는
하루하루 푸르름이 짙어지고
오늘은 여름처럼 더웠다
봄이 가고 있다
아직 봄에게 제대로 된 인사도 못 했건만
벌써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헝크러진 머릿 속
본연의 진짜 모습이 자꾸 사라진다
앞서려 하는 조급함 때문 일 것이다
단숨에 옮길 수 없음을 알면서도 달리고만 싶은 욕망
그 거리 때문에 꼼짝을 못 한다
밤처럼 새까맣다
천천히 가자
그동안 보지 못한 무심함에 대한 보답처럼 많은 걸 보고 느낄 테니
4 월이 펄럭인다
끝이다
이토록 검게 변할 수 있나 싶게..
그냥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허름한 물건 버리 듯 4 월을 보낸다
4월의 끝날..
A Melody - Ralph Zurmuh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