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주문 번호를 부르자
내가 갈게
아니야 내가 갈게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 참 정겹다
덕수궁 작은 연못이 보이는 찻집
두 노신사의 대화를 옆자리에 앉은 덕에 듣게 됐다
테이블 위의 책이 말해주듯
독서에 관한 말씀을 많이 하신다
탑골공원 근처에서 술판을 벌이는 분들하고 다른 격이 느껴진다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인품이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나잇값을 하며 고상하게 늙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고3 마지막 수업시간
담임 선생님의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칠판에 커다랗게 한문으로 마당 장 場 자를 쓰시고
너희 발길이 머무는 마당이 곧 너희 인생이 되니 부디 좋은 곳에 머물기 바란다고 하신 말씀이..
하루라는 1장이 모여 1막이 되고 인생이 된다라는 뜻을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알게 됐다
나는 오늘 어느 場에 있었을까
오늘 당신은 어느場에 두발을 딛고 있었나요?
내 사랑 (My Love) - Lee Hi (이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