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다 보면
구름, 바람의내음 ,들꽃 ,빗방울의 영롱한 흔적까지..
무심하면 지나칠 수 있는 것들과 조우한다
추분이다
가을이라 우기지 않아도 가을이다
지난밤엔 창문을 꼭 닫고 이불도 도톰한 걸로 바꿨다
이제는 포근한 것이 좋다
사람 참 간사하다
가을은 성큼성큼 가겠지?
태풍이 훑고 지나간 하늘이 너무 맑고 이쁘다
덩달아
말갛게 닦아 놓은 유리창처럼
안과 밖이 노출된 채 지금 나는 깨어있다
혼자 보기 아까운 맑고 푸른 하늘
눈을 감은 채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