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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바람 빠진 공처럼 납작했던 심장이 가을이 호수에 퐁당 빠진 사진을 보니 두근거린다 20대도 아닌데 20대를 3번이나 맞이한 연식에 두근 두근이라니..ㅎ 가을엔 유독 하늘을 올려다 본다 요즘은 하늘이 맑아서 아주 볼 만하다 그래서 더 자주 본다 친구의 수고 덕분에 본 하늘 물에 빠진 하늘이 예술이다 늦가을엔 혼자 걸어야 맛이 난다 단 함께라면 가능한 말을 적게 하며 걸어야 만추 만끽할 수 있다

사는 이야기 2020.11.04

시월愛

사랑했던 기억 그 꿈같은 잠깐이 사랑이다 가을도 그렇다 오늘이 상강이다 절기는 무시 못한다더니.. 바람막이라는 기능성만 믿고 안에 부실하게 입고 산책을 나갔더니 추웠다 나는 혼자 걷는 걸 좋아한다 내게 묻고 내게 답한다 매일을 사랑하자 때론 거짓말이어도 그 거짓말이 나를 지킨다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경계와 의심으로 보낸 세 계절 달력을 보니 올 해가 69일 남았다 곱디곱다 절정으로 향하는 가을 가을 사랑 시월愛

사는 이야기 2020.10.23

모든일에는 때가 있다

전등사에 황홀하게 핀 상사화 사진 한 장 찍겠다고 서둘러 언덕길을 내려오다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아직도 궁디가 아파요 ~하하 그래도 반가웠어요 선운사 하면 생각나는 상사화 몇 해 전 구월 첫째 주에 상사화를 보겠다고 갔으니 당연히 꽃구경 못하고 왔지요 하순에 가야 보는 꽃을 초순에 갔으니.. 꽃 한 송이 보는 것도 때가 있듯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고 하지요 비가 오길 바랬다면 진흙탕은 각오해야 하는데 어쩌다 보는 무지개 생각만 가득하니..

사는 이야기 2020.09.29

그 사소함

코로나 19 전국 확산 절체절명 위기 2020 두 계절을 웅크리고 보냈다 이제 좀 안정이 되나 했는데 아~ 머릿속 버퍼링 사랑 제일 교회 전씨 때문에 진짜 짜증 난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코로나가 아니라고 헛소리 하는 교인들끼리 무인도에 한 3주간 방치하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전세계와 우리 사회는 빙하기를 맞은 거 같습니다 어느 날부터 사라진 소소한 일상 그 사소함이 그렇게 귀한 줄 몰랐습니다

사는 이야기 2020.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