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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다

사월은 갖가지 꽃들이 피어나는 참으로 화려한 달이다 길바닥 돌 틈 사이 키 작은 야생화부터 봄 꽃 반장 벚꽃까지 만개하면 봄의 절정 이제 봄을 만끽하나 싶었는데 갑자기 초여름이다 봄 실종 사설 명탐정이라도 고용해야 되나 싶다 기상이변 환경을 파괴한 인간에게 내린 벌이란 걸 알면서도 투덜투덜 봄도 봄답게 그렇게 머물다 가면 좋겠다 명사 뒤에 붙어 긍정적이고 충분히 지니다의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말, 답다 나는 "답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봄은 봄답게 나는 나답게 ㆍ

사는 이야기 2022.04.12

눈뜨고 코 베이징

"장애물을 만났다고 반듯이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벽에 부딪힌다고 돌아서서 포기하지 말라" 간밤에 황대헌 선수가 SNS에 마이클 조던의 글을 인용해 자신의 심정과 각오를 밝혔는데.. 그리고 연이어 들리는 중국의 편파판정 황대헌, 이준서의 비디오 판독 어이없는 실격 판정 작사가 김이나 중국인 누리꾼과 설전 중 "한국은 룰을 무시하고 시합 중 반칙을 쓴 게 안타깝다" 심판 판정은 공정(fair) 그러자 "귀여운 오타네. fair (x) fail (o) "라며 바로잡는 답글 역시 작사가라 클래스가 다르다 4년 동안 모든 걸 인내하며 달려온 청춘들 그대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쇼트트랙 세계 1위 중국의 열등감 한국이 중국을 앞지르면, 반칙 한국은 옷깃만 스쳐도 반칙 우리나라 누리꾼의 재치 있는 S..

사는 이야기 2022.02.08

행복은..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김경일 심리학 교수의 지론이다 일상에서 사소한 행복을 자주 경험할수록 행복해질 확률이 높아진단다 지난 주말 제부도에 다녀왔다 몇 번을 가도 차를 타고 섬으로 들어 가 물때에 맞춰 대충 보고 조금 걸었는데 작년 12월 해상 케이블카 개통한 덕분에 섬을 한 바퀴 제대로 걸었다 매바위의 일몰을 못 봐 아쉬웠지만 케이블카 안에서 찍은 노을빛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요즘 여행을 가면 내 마음가짐에서 세월을 느낀다 그전에는 대충 보고 '다음에 또 오면 돼' 했는데 요즘은 구석구석 꼼꼼히 보려 노력한다 다리 힘 있을 때 여행 다니란 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란 말 절감하기에..ㅎ 새해 첫날이 지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주다 해마다 불끈불끈 열정으로 시작하는 1월 공염불로 사라져 버..

사는 이야기 2022.01.24

즐거운 일을 하고 사시나요

한번 붓을 잡으면 눈에 아른거려 잠이 오지 않았다 취미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신이 났으니 얼마나 잘한 일인가 하지만 열정이 있어도 할 수 없는 이유가 나의 허접한 체력 때문이라는 현실 젊게 나이 들고 싶었다 갈 곳도 많고 할 일도 많은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었다 년말에 우연히 전철역에서 만난 친구에게 '저 혹시 아세요?' 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 친구들은 큰 웃음을 줬다 하지만 못 본 지 고작 삼 년 반인데.. 마스크 탓으로 하기엔 좀 거시기했다 이거이거 총기도 사라지나..ㅎ 유튜브로 미술과 관련된 동영상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 당신의 삶은 어떠하신지요 즐거운 일을 하고 사나요 하면 즐거운 일을 하고 있나요? 公子 왈 즐기는 자가 최고라 했습니다 무조건 즐겁게 살자고요

사는 이야기 2022.01.21

눈 (eye)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랑은 자식이죠 그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사는지도 모릅니다 또 어떤 사랑은, 그 사랑을 선택한 내 눈을 빼 버리고 싶다고 자책도 합니다 눈이 사랑의 바로미터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이것저것 정리하다 아들이랑 주고받은 도시락 편지를 발견 질풍노도의 사춘기 "엄마, 사랑해, 이제 내가 나이가 조금 드니까 부끄러워 말로는 못하는 걸 이해해 주고 엄마 나 믿어 줘 " 천방지축 불안한 사춘기 믿음? 지가 부모가 돼봐야 알겠죠? 보관하고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습니다 말을 하면 말을 따라 마음의 모양이 만들어진다고 하죠 "사랑한다 사랑한다" 수없이 하던 세상에서 제일 귀한 그 말 엄마, 운동했어요? 오늘은 추워서 땡땡이..

사는 이야기 2022.01.11

마지막이란 말

2021년 마지막 달 마지막 주 마지막 월요일이다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니 특별해지는 듯합니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모든 게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마지막 달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 듯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성급하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내 시계만 빠른 건지 모두가 그런 건지.. 있는 그대로 살아라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코로나가 잠식한 이 넓고 황량한 도시에서 그래도 자기 불빛 하나는 잡고 살던 여자잖아 세상의 절반 그중에 그녀

사는 이야기 2021.12.27

초지항 함박눈

코끝이 찡했던 최강 한파 그리고, 몇 년 만에 흠뻑 맞은 함박눈 사진도 굿입니다 ~ㅋ 광어회를 먹다 창밖을 보니 눈발이 날린다 점점 커지는 눈송이 찻집에서 바라본 바다는 아득하니 예뻤다 귀갓길 노면이 미끄러워 노심초사했어도 요즘 애들 표현을 따라 하면 개 즐거웠던 하루..ㅎ 아마 집콕했으면 억울(?)했을 뻔 간만에 심장이 벌렁 하였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겨울날에..

사는 이야기 2021.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