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受延 2019. 4. 10. 21:16

 

 

강원도는 20cm 폭설

그래도 봄이다

달력도 봄이고 날씨도 봄이다


제 작년에도 작년에도 등단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시화전을 하는 게 꿈이었기에 거절을 했었다 

사방에 등단한 사람이 차고 넘치는 현실에

글에 어울리는 삽화를 직접 그려 시집을 내고 싶은 마음에..

요즘 허리가 아프니 글도 그림도 시들하니 어렵다

지금 상태면 시화전은 물 건너갔고 글이라도 열심히 써야 하는데

오늘 등단한 친구의 카스 소식을 보고 괜히..

샘나나?~ㅎㅎ

아끼는 글은 나름 철통 보안하느라

비공개나 친구 공개로 꽁꽁 숨기고 있다

시집을 내는 그날을 위해서..

요즘은 머릿속이 하얗다 감정도 감성도 메말랐다

눈과 귀 마음을 닫고, 보려 하지 않고, 끝까지 듣지 않고 사는 까닭이다


몇 해 전 인문학 특강으로 알게 된 "사바타 도요"

아흔이 넘어 시를 쓰기 시작한 할머니 시인이다

온 세상을 마음의 눈으로 보시고  

세월을 바람의 속도로 느끼시며 99살에 첫 시집을 내셨다


 "비밀" 사바타 도요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지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걸


그래요

할머니,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지요?


                  

                                                                                

                                                                           이선희 -그대가 나를    Love. Song Yumeji's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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