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늘 연둣빛 봄에 머무는데
무럭무럭 늙어버린 몸이
저 홀로 가을에 가 있네요
넓은 품으로 세상을 아우르며
잘 늙고 싶었는데
자꾸 삐지고
작은 일에도 서운한 게 많아지는 요즘
밴뎅이 소갈딱지가 되는가 봅니다
잘 늙는 건
젊어 보이는 게 아니라
편안해 보이는 얼굴
웃어서 생긴 주름이 아름다운 얼굴이라는데
미간 사이
내 천 川 자가 자꾸만 짙어지려 합니다
나이를 먹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까진 나이 들진 말았으면 싶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