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그리운 날에는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말자 / 장시하 사랑이 그리운 날에는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말자 가슴에 묻어둔 만큼만 사랑을 사랑이라 하자 이별이 그리운 날에는 이별을 이별이라 말하지 말자 가슴에 감춰둔 아픔만큼만 이별을 이별이라 하자 추억이 아련한 날에는 추억을 추억이라 말하지 말자 가슴에 새겨둔 흔적만큼만 추억.. 예쁜 시 2017.12.04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 정현종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예쁜 시 2017.11.22
애인 사랑니 하나를 뽑았다 어느새 목련꽃이 활짝 피었다 사랑니 하나를 또 뽑았다 담장 밑 개나리도 활짝 피었다 사랑니 하나를 더 뽑았다 산마다 진달래 아프게 피었다 사랑니 하나를 마저 뽑았다 그의 가슴에도 꽃이 피었을까? 피었을까? 피꽃... 이제 남은 사랑니도 없는데 습관처럼 이빨.. 예쁜 시 2017.11.20
방문객 / 정현종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 예쁜 시 2017.11.08
가을사랑 / 도종환 가을 사랑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 예쁜 시 2017.10.22
가을 / 조병화 가을 /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 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예쁜 시 2017.10.16
10월의 시 / 이재호 10월의 시 / 이재호 왜 그런지 모르지만 외로움을 느낀다. 가을비는 싫다. 새파랗게 달빛이라도 쏟아지면 나는 쓸쓸한 느낌인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낙엽이 떨어진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도 없이 불안하고 두려운 것은 또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잃어버린 것도 없이 허전하기만 한 것은 군.. 예쁜 시 2017.10.11
다시 9 월 / 나태주 다시 9월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 예쁜 시 2017.09.19
인연 (피천득 ) "인연" 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그냥 사랑이란다 사랑은 원래 달고 쓰라리고 떨리고 화끈거리는 봄날의 꿈같은 것 그냥 인정해버려라 그 사랑이 피었다 지금 지고 있다 그 사람의 눈빛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몸짓 거기에 걸어두었던 너의 붉고 상기된 얼굴 이제 문득 그손을 놓아야.. 예쁜 시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