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맛깔나게

受延 2019. 12. 3. 11:02

 


벼르고 벼르던 베란다 청소를 하려다

사랑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는 화초에 눈길이가 딴짓입니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삭막함에 미친듯이 사 들이던 화분

꽃가꾸기에 미쳐서 분수도 만들고 폭포도 만들고

사계절을 베란다에서 느끼게 해주던 예쁜 친구였는데

요즘은 왕따를 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비

추울수록 더 고운 꽃을 피우는 제라늄

이름도 고운 사랑초

스치기만 해도 향기를 내는 장미 허브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나는 선인장에 다육이

몇 년간 화분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귀찮고 마음이 차가워진 탓이겠지요

일부러 죽일 순 없고 죽지 않으리 만큼 물만 주는 계모 꽃엄마

그 많았던 화분이 오늘 아침 세어 보니 달랑 12개

살아 남은 게 기특해서 오늘은 눈맞춤에 사랑을 듬붂 주었습니다


너 저게 뭘로 보이니?

사쿠라,

화투장 3

너 슬슬 미쳐가는구나

타짜에 나오는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우린 늘 무엇인가에 미쳐있었죠

그 무엇이 되고 싶어서 말입니다

미친 듯이 달렸어도 결과는 다 다르지만 ..


요즘 모든 것에 시들한 나

무엇인가에 미치고 싶다

아주 맛깔나게..                    

                    


Giovanni Marradi - Just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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