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던 베란다 청소를 하려다
사랑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는 화초에 눈길이가 딴짓입니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삭막함에 미친듯이 사 들이던 화분
꽃가꾸기에 미쳐서 분수도 만들고 폭포도 만들고
사계절을 베란다에서 느끼게 해주던 예쁜 친구였는데
요즘은 왕따를 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비
추울수록 더 고운 꽃을 피우는 제라늄
이름도 고운 사랑초
스치기만 해도 향기를 내는 장미 허브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나는 선인장에 다육이
몇 년간 화분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귀찮고 마음이 차가워진 탓이겠지요
일부러 죽일 순 없고 죽지 않으리 만큼 물만 주는 계모 꽃엄마
그 많았던 화분이 오늘 아침 세어 보니 달랑 12개
살아 남은 게 기특해서 오늘은 눈맞춤에 사랑을 듬붂 주었습니다
너 저게 뭘로 보이니?
사쿠라,
화투장 3
너 슬슬 미쳐가는구나
타짜에 나오는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우린 늘 무엇인가에 미쳐있었죠
그 무엇이 되고 싶어서 말입니다
미친 듯이 달렸어도 결과는 다 다르지만 ..
요즘 모든 것에 시들한 나
무엇인가에 미치고 싶다
아주 맛깔나게..
Giovanni Marradi - Just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