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꽃샘

受延 2020. 2. 3. 15:53

 


눈 구경도 제대로 못한 겨울이지만

겨울나무를 보면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한다

생명이 엄살 부리지 않고

묵묵히 혹한을 견디는 것이 숭고함으로 보인다

무의도 가는 길가에 노랗게 보이는 사철나무 새싹

눈이 나쁜 내 눈에는 꽃으로 보였다

가까이 가서야 꽃이 아님을 알았다

그래

아무리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라도 이곳에 봄꽃은 아직 아니지

제주도라면 몰라도

 

모든 경계境界엔 꽃이 핀다

내일은 입춘

이곳은 입춘 추위라는 꽃이 피고 있다

가는 겨울의 몸부림이다


경계에서의 치열한 몸짓

살아있음이 견뎌냈음이 아름다운 이유다

그래서 봄꽃이

더 대견하고 신기하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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