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향
냉장고에서 굳어진 송편 몇 개를 들기름에 노릇노릇 구워 먹었다 어릴 적에 엄마랑 먹던 기억이 나서 아이는 두어 개 집어 먹고 제 방으로 들어간다 쿵하고 닫히는 문소리에 괜히 서운한 생각이 든다 아들한테 살가움을 기대하는 내가 바보다 명절이 지나 고요가 깃든 밤 이맘 때면 엄마 옷깃에서 풍기던 솔향이 생각난다 엄마 내음이 그립다 솔잎을 깔고 금방 쪄낸 송편에서 풍기던 솔향 조그만 손으로 엄마를 돕겠다고 송편을 빚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귀찮아 대부분 떡집에서 쉽게 사다 먹는데 5 남매 입에 하나라도 더 먹이겠다는 생각으로 밤을 새우며 송편을 빚었던 엄마 나로선 넘을 수 없는 모성이다 이제는 별이 되셨다 어느 별 어느 자리에 계신지는 몰라도 함께 했던 사소함으로 엄마를 추억한다 그 사소함으로 엄마를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