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못 보는 거 괜찮아, 괜찮아적당히 가까운 사이로 지내지 못한 것은순전히내 탓 만은 아니야희한한 위로를 하고 있다 그리운 건지나간 시간이 아니라다시는 못 보는 거 같습니다 자작 시 2020.09.24
장미 오월은 늘 누군가의 손을 잡고 온다 심장에서 배어나온 핏빛 찌름 없이도 아픈 상처 울어도 슬픈게 아닙니다 반가움에 맨발로 반기는 , 오월 장미이게 하소서 자작 시 2020.05.27
무심한 사람 소리 없이 네가 왔다는 걸 알고 있다 또 가고 있다는 것도마치 봄처럼 내 마음속 겨우 몇 센티만 들여다보았는데.. 가도 가도 그 자리덜어 낼 무게 1도 없는 사람이 봄처럼 가고 있다 자작 시 2020.04.21
풀꽃 참 이쁘다 풀꽃 아가 손톱만 한 꽃 풀 무덤에서 피어난 조그마한 꽃 꽃은 봄소식을 알리지만 사람은 느끼지 못합니다 부재중 전화만 수십 통 코로나의 봄 뉴스를 보니 오늘도 봄은 부재중입니다 자작 시 2020.03.06
어쨌든 봄이 왔습니다 이렇게, 대뜸 아니요, 봄이 그렇게 쉽게 곁에 올리 없겠죠 유채꽃 꽃망울 벙그는 소리에 숨어 봄 언저리에 있는 겨울이 시샘을 합니다 소리 없이 마르는 봄 숨죽인 하루하루가 시간의 더께처럼 쌓입니다 메말랐다고 봄을 모르겠는지요 잔혹한 봄입니다 어쨌든 봄이 왔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숨죽인 봄이.. 자작 시 2020.03.05
얘야 ~(코로나 거리두기) 쿵쿵쿵 어릴 적 불만 끄면 통통거리던 쥐떼처럼 뛰어다닌다 얘야 학교 못 가서 힘든 건 알고 있지만 네가 뛸 때마다 내 정수리에 지진이 난단다 야옹야옹 나도 모르게 나오는 어릴 적 울 엄마 소리 자작 시 2020.02.28
꽃눈 겨울을 잊은 햇살이 해실 해실 웃음을 흘리니 이 앙큼한 년 기어이 옷을 벗었구나 겨울에 납작 엎드려 오감마저 잃어버렸는데 잊은 건지 잃은 건지 모를 혼돈의 시간 잊음과 잃음 어떤 걸 오타라고 지워야 할까 그래도 괜찮습니다 꽃처럼.. 꽃 같은 인생 정말 괜찮습니다 꽃눈이 피는데 .. 자작 시 2020.01.28
빨간약 이제는 떠날 시간낙엽 따라 가을도 뜀박질이다엑셀 한번 제대로 밟지 못했는데겨우 네 번의 수요일만 남았다 빨간약이 필요해구미 땅기는 빨간 맛 오미자도 아니고레드벨벳의빨간 맛 달콤한 노래도 아닌그 옛날 만병통치 빨간 약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아직 가지 않은 그날과아직 오지 않은 그날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하는터널 어디쯤에 갇혀있으니 깜깜해마음이 어둡다고 차가운 건 아니야원래등잔 밑이 더 뜨겁거든문제야아직도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게 지팡이로 써야 할 마음을 칼로 쓰고 있으니..이건 순전히 가을 탓 일거야 자작 시 2019.11.27
유월 그대의 뜰에도 여름이 당도했겠지요 오월의 찬란함을 빛나게 하던 장미가 아직도 한창입니다 여름을 실감합니다 오월의 부스러기를 모아서 날려 보냅니다 유월입니다 꽃집 앞에서 기웃기웃 한참을 꽃구경하다 그냥 왔습니다 이제는 화분을 집에 들이지 않습니다 게을러진 탓도 있겠지만 소유하지 않아도 밖으로 나가면 온통 나의 꽃이 천지기에 화분을 들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골마지 낀 마음이건만 여전히 꽃집앞에 서면 발길이 멈춘답니다 여름이 걸터앉은 유월 여느 때 유월처럼 그렇게 흘러가겠죠 꽃이 지는 건 비바람 때문만은 아니듯 피고 지듯 그렇게 세월이 가고 있습니다 자작 시 201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