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봄이 오는 길을 따라 사람이 간다 손꼽으며 기다리던 봄 툭툭 터지는 환한 꽃송이들 가로등불에 더 빛나던 꽃송이 세월의 뒤꼍으로 꽃잎만 뚝뚝 홍매화를 보면 꽃송이 아래 거닐던 첫사랑처럼 처음 팔짱을 끼던 소녀처럼 여전히 설레인다 꽃잎이 뚝뚝 주름살만 패인다 자작 시 2018.03.26
잿빛 하늘 찌뿌둥 하늘 온통 잿빛이다 흑백으로 비치는 암울함 오늘 색깔을 잃어버린 우중충함이 너무 좋다 세상을 몇 개의 색으로만 나눌 수 있는 그 단순함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무거운 첼로음이 뚜벅뚜벅 걸어 온다 자작 시 2018.02.28
함수관계 그런 날이다 잡다한 생각들이 꼬리물기를 하는 속도를 감지 못해 되려 무뎌진날 새벽 풀섶에 맺혀있는 이슬이 하도 고와 쪼구리고 앉아 손가락으로 돌돌 굴린 적이 있다 곱지도 않은 잡다한 생각을 이슬처럼 굴리고 있다 왜 돌돌 굴리고 있는 걸까 엄지와 검지 사이에 넣고 튕겨 버리지 .. 자작 시 2018.02.26
꽃길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빨리 도착하던 길이 있었지 꽃길이었지 슬픈일이지 꽃길은 꽃 길일 때 꽃길인 줄 모른다는 것이.. 무향 無香을 따라 나선길 어쩌려고 이 길을 따라가고 있을까 나도 모르게 가는 향기 잃은 그 길 자작 시 2018.01.30
사랑 (큰 형부의 소천) 사랑은 경계가 없다 그냥 사랑으로 흐를 뿐이다 옛 이야기 속에는 있고 하지만 곁에 없는 그리움으로 흐르다 아득해지는 사랑 일생 동안 퍼 주고도 더 못 줘서 아쉬운 사랑 그 사랑 내리 사랑으로 또 키워내는 사랑으로.. HAUSER - Adagio (Albinoni) 자작 시 2017.12.27
바람 짙고 푸른 밤 이정표도 없이 밤새 떠나는 여행은 멀고 그대에게 가는 길은 더 멀다 언제 바람이 내 맘대로 분 적 있었는가 마음길이 내 맘대로 난적 있는가 In The Mood For Love. Song Yumeji's theme 자작 시 2017.12.20
삼백오십일 일 년 삼백육십오일 중 삼백오십일이 빠져나갔다 바람처럼 솔솔 반백 斑白의 세월 앞에 용서 못 할 일도 이해 못 할 일도 없으리라 인생의 덧없음과 연민도 동전의 양면 같은 것 욕망도 사그라 들고 관계의 괴로움도 끝날 것이다 세상을 보는 잣대 스스로 만든 이중 잣대에 갇히는 우愚 .. 자작 시 2017.12.16
신발 좋은 신발을 신으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으려나? 오늘 신발장에서 제일 편하고 좋은 신발을 신고 외출해야겠다 상도 OST - 상사몽 相思夢 Meet me in my dreams with you 자작 시 2017.12.03
기다림 ᆞ 가까이 다가서야 보인다 다가서야 알 수 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산다는 것은 그 무엇을 만나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다 기다림은 눈물을 꾹 참는 것이다 스마트폰듣기 스마트폰저장 자작 시 2017.11.27
에미 슬프고 아름다운 긴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뒤죽박죽 외우면서 달밤에 체조도 아니고 운동도 아니고 어슬렁어슬렁 아들 떠난 차 꽁무니를 따라 그렁그렁 눈물 감춘다 제주도가 옆동네도 아니고 바다 건너인데 에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 한번 흔들고 휑하니 간다 이제는 한달에.. 자작 시 201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