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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사 꽃구경 가자

처음 보는 노란 꽃 검색해 보니 캘리포니아양귀비 드림파크 들어갈 때는 피어있던 꽃이 나올 때(오후 5시쯤) 입을 접고 있다 잠자는 꽃인가 보다 잠자는 꽃 하면 수련(睡蓮) 생각해 보니 나팔꽃도 그렇고 분꽃도 그렇다 유독 수련만 잠자는 꽃이라 한다 잠잘 睡를 쓰는 탓인가 자연은 늘 감동을 준다 그중에서 계절꽃은 더 감동을 준다 나는 꽃을 보면 엔돌핀이 팍팍 나온다 사랑할 때 나온다는 그 엔돌핀이 요즘 여기저기 수국축제가 한창이다 올해는 가까운데 꽃이나 보자 그래도 서운하다면 김기사, 운전해 김기사, 꽃구경 가자 어여

사는 이야기 2024.06.10

느릿느릿

기분전환이 필요하다는 그녀 강화도로 떠났다 격려가 필요한 그녀와 추억도 공유하면서 여행도 식후삼매경 아니겠는가 맛나게 배를 채운 후 전등사 산책 후 조용한 동검도로 고고씽 물때가 맞아 선착장까지 차 오르는 바닷물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했다 아마 체중이 조금만 덜 나갔다면 날아갈 뻔했다 오늘은 바람이 옷을 벗긴다 건망증으로 부끄럼가리개도 안 하고 나왔는데 이솝도 몰랐던 옷 벗기기 건망증 남사스러버라 벗어도 까도 까도 영양까도 없는데..ㅋ 계절의 여왕 오월이 떠났어도 장미는 여전히 이쁩니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추억하고 오늘은 내가 그녀에게 위안을 주고 왔습니다 무심한 듯 단순하게 삽시다 느릿느릿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날 느릿느릿 시간을 보냈으니 이 얼마나 행복인가

사는 이야기 2024.06.07

어쩌면

작년 이맘때 딱 한번 입고 안 입은 하절기 재킷 내일 언니 생신이라 뭘 입을까 생각하다 꺼낸 재킷 부스럭 주머니에 오만 원이 있다 내 돈일 확률은 99.9% 공돈 같다 봉투가 얇아 손이 조금 오그라 들었는데.. 현금에 로또도 사서 넣었다 언니 '어쩌면 2십억이 될 거예요' 봉투에 이렇게 쓰려다 '언니 사랑해요'로 ㅋㅋ 부모님 안 계시니 엄마가 보고 싶을 때 보러 가는 우리 큰언니 엄마 손맛이 그리울 땐 언니 밥 한 그릇이면 배도 든든하고 맘도 튼튼해진다 난 봄을 좋아한다 오월은 더 좋아한다 연두여서 좋고 초록이어서 좋았다 내년에 만나자, 보미 (春) 안녕 오월아 안녕 ^^

사는 이야기 2024.05.31

기록

여행지에서 폰카메라로 사진부터 찍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일침 '기록하지 말고 기억하세요' 우리도 알거든 애송이들아 기억력이 좋은 니들이나 기억해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는 우리 머릿속 슬픈 일이야 어쩌겠어 우리는 기록을 해서라도 기억해야 하는데.. 사진은 말이야 시간을 앞으로도 보내고 또 뒤로도 보내지 .. 추억을 먹고 추억을 씹고 되새김하며 그때를 회상하면서 그렇게 살 거야 사소하지만 즐겁게 뭔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건 행복해지는 거야 기억이 가물가물 해도 빛바랜 사진 속 그때를 씹고 뜯고, 되새김하며 추억하자 찍을 동무가 없으면 그림자라도 열심히 찍고..

사는 이야기 2024.05.28

그노미

오늘 꼬깃꼬깃해진 추억을 들추니 배호 노래를 기똥차게 부르던 그놈이 생각났지 말입니다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 주던 그 소녀 🎶 🎵 🎶 옛날 레코드 가게에서는 노래를 엄청 크게 틀고 장사를 했다 길거리 리어카는 더 크게 더 크게.. 들려오는 노래를 신나게 따라 부르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집에 전축 있니?' '응' 후다닥 뛰어가 조용필의 단발머리 Lp판을 선물 우리 오빠가 애지중지하는 전축이라 오빠가 없을 때만 겨우 만질 수 있는 전축 인데 클났네 클났어 그래서 클났냐고요 예전에 여동생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오빠들은 생각해 보시길..ㅋ 억수로 비가 내리는 오늘 문득 이 시가 생각났다 정호승 詩 (추억이 없다) 추억이 없으면 무덤도 없다 추억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 꽃샘바람 부는 이 봄날에 꽃으로..

사는 이야기 2024.05.12

오월

이름 모를 꽃을 보고 걸음을 멈춘다 예전엔 '이름이 뭘까" 궁금증만 지금은 다음에 물어보면 금방 알려준다 가끔 오답도 있지만 요긴하게 사용한다 작년 이맘때 외웠던 꽃이름을 기억할 확률은 50% 치매 예방에 '좋겠지' 하고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검색한다 어제 보슬보슬 비가 오는 날 점심 먹고 산책하러 전등사에 갔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연등 때문이 아니고 그저 절이 좋아서 갑니다 나는 세례명이 있으니 천주교 신자이지 말입니다 ㅎ 전등사에서만 보는 '자주닭개비' 비 맞은 자주닭개비가 너무 예쁩니다 집 근처에서는 왜 못 보는 거야 삼 사월 봄꽃이 진 자리에 오월의 꽃이 물밀듯이 피고 있습니다

사는 이야기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