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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물 들다

뜨내기 대하듯 요즘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이다 너덜너덜하게 살은 건 아닌데도 너덜너덜하다 그래도 제철 예쁘게 핀 꽃을 보고 걸음을 멈춘다 3월 4월에 정신없이 피던 봄꽃이 지고 5월의 꽃들이 하나둘 보인다 해마다 꽃달력을 기억하고 이쁜 꽃을 보러 가던 꽃사랑도 열정이었단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무덤덤하게 사방을 둘러본다 무덤덤하게 연한 들풀이 연둣빛을 토해 낸다 어느덧 내 마음에도 풀물이 든다

사는 이야기 2024.04.26

오늘 청바지를 하나 샀습니다 피팅룸에 쓰여 있는 '바지 길이 수선 무료' 앗싸 오천 원 벌었다 그런데 수선 시간 삼십 분 때우려다 셔츠도 하나 사고 티도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배고파 쫄면도 먹었으니 결론은 오천 원이 굳은 게 아니고 구만 원을 더 썼습니다 셈도 못하는 바브 오후에 산책길에서 수수알갱이 만한 꽃다지도 보고 개나리도 봤습니다 작은 꽃들이 위안을 줍니다

사는 이야기 2024.03.18

즉흥적으로

복 먹으러 오이도에 다녀왔습니다 福을 먹었냐고요? 아뇨 福은 먹는 게 아니고 받는 거라는데.. 뭐 인생을 잘 산 사람들은 나누는 거라고 합디다만.. 오이도 鰒漁 불고기 맛집으로 친구의 생일이라 밥 먹으러 고고씽 식사는 좋은 사람이랑 먹어야 최고의 맛이죠 차 한잔 마신 후 빨간 등대에서 인증숏 바람이 불어도 좋은 날 이런저런 얘기 끝에 갑자기 기차여행을 예약했습니다 정말 즉흥적으로.. 삶은 가끔 즉흥적 일 때 더 드라마틱 해 집니다 ~하하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4월 4일이..

사는 이야기 2024.03.15

다행

설렘까지는 아니어도 괜히 꽃 소식을 찾아 기웃거린다 봄이다! 깨달음은 문밖에 있는 듯합니다 봄을 머금고 있는 목련 때문에 따뜻했습니다 봄이라 자꾸 나가고 싶습니다 이것저것 눈도장 찍다보니 '견물생심' 쓸데없는 거라도 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계절 탓인가 그럴 땐 다이소에 갑니다 충동구매가 정신건강에 좋다잖아요 이 얼마나 다행인가 백화점에서 충동구매 하지 않는 것이.. 이 얼마나 다행인가 쓸데없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이..ㅋ

사는 이야기 2024.02.26

반품 사유

몸이 왜 처지는데? 밑줄 쫙 ~ (날궂이) 비 오는 날 부침개를 먹는 날궂이를 하면 좋으련만 파스를 찾는 날궂이를 하고 있다 시방 겨울장마여? 봄장마여? 벌써 며칠째인가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옷을 샀다 후기를 눈이 아프도록 읽어 보고 나랑 같은 키에 몸무게 발견 같은 크기 주문 며칠 만에 받아 입어 보니 너무 크다 반품하려고 하니 반품 사유를 적으라는데 장난기가 발동해서 '저를 담기엔 넉넉하군요 제가 좀 더 커져볼게요'ㅎ 왕복 택배비 오천 원 차감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인터넷 쇼핑을 잘할 수 있으려나 ? 우리 나이는 그저 고저 열심히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그렇게 발품을 팔아야 하겠지? 미련곰탱이 ~ 하하

사는 이야기 2024.02.21

우수

이제는 아스라이 봄이 보입니다 이름값을 하는 우수 어느 계절이나 마디에 다 닿으면 늘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가을비도 그렇고 봄비도 그렇지요 저기 팔당대교쯤에 봄이 있습니다 아니 아직 겨울인가? 아무튼 계절이 마디에 닿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눈소식 꽃샘추위 꽃샘잎샘 그리고 올해는 꽃샘 대선까지 봄추위가 이름도 많네요 곤하게 자고 있는 깊은 밤에 보미(春) 저 혼자 툭 하고 오진 않겠죠

사는 이야기 2024.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