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330

오늘 청바지를 하나 샀습니다 피팅룸에 쓰여 있는 '바지 길이 수선 무료' 앗싸 오천 원 벌었다 그런데 수선 시간 삼십 분 때우려다 셔츠도 하나 사고 티도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배고파 쫄면도 먹었으니 결론은 오천 원이 굳은 게 아니고 구만 원을 더 썼습니다 셈도 못하는 바브 오후에 산책길에서 수수알갱이 만한 꽃다지도 보고 개나리도 봤습니다 작은 꽃들이 위안을 줍니다

사는 이야기 2024.03.18

즉흥적으로

복 먹으러 오이도에 다녀왔습니다 福을 먹었냐고요? 아뇨 福은 먹는 게 아니고 받는 거라는데.. 뭐 인생을 잘 산 사람들은 나누는 거라고 합디다만.. 오이도 鰒漁 불고기 맛집으로 친구의 생일이라 밥 먹으러 고고씽 식사는 좋은 사람이랑 먹어야 최고의 맛이죠 차 한잔 마신 후 빨간 등대에서 인증숏 바람이 불어도 좋은 날 이런저런 얘기 끝에 갑자기 기차여행을 예약했습니다 정말 즉흥적으로.. 삶은 가끔 즉흥적 일 때 더 드라마틱 해 집니다 ~하하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4월 4일이..

사는 이야기 2024.03.15

다행

설렘까지는 아니어도 괜히 꽃 소식을 찾아 기웃거린다 봄이다! 깨달음은 문밖에 있는 듯합니다 봄을 머금고 있는 목련 때문에 따뜻했습니다 봄이라 자꾸 나가고 싶습니다 이것저것 눈도장 찍다보니 '견물생심' 쓸데없는 거라도 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계절 탓인가 그럴 땐 다이소에 갑니다 충동구매가 정신건강에 좋다잖아요 이 얼마나 다행인가 백화점에서 충동구매 하지 않는 것이.. 이 얼마나 다행인가 쓸데없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이..ㅋ

사는 이야기 2024.02.26

반품 사유

몸이 왜 처지는데? 밑줄 쫙 ~ (날궂이) 비 오는 날 부침개를 먹는 날궂이를 하면 좋으련만 파스를 찾는 날궂이를 하고 있다 시방 겨울장마여? 봄장마여? 벌써 며칠째인가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옷을 샀다 후기를 눈이 아프도록 읽어 보고 나랑 같은 키에 몸무게 발견 같은 크기 주문 며칠 만에 받아 입어 보니 너무 크다 반품하려고 하니 반품 사유를 적으라는데 장난기가 발동해서 '저를 담기엔 넉넉하군요 제가 좀 더 커져볼게요'ㅎ 왕복 택배비 오천 원 차감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인터넷 쇼핑을 잘할 수 있으려나 ? 우리 나이는 그저 고저 열심히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그렇게 발품을 팔아야 하겠지? 미련곰탱이 ~ 하하

사는 이야기 2024.02.21

우수

이제는 아스라이 봄이 보입니다 이름값을 하는 우수 어느 계절이나 마디에 다 닿으면 늘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가을비도 그렇고 봄비도 그렇지요 저기 팔당대교쯤에 봄이 있습니다 아니 아직 겨울인가? 아무튼 계절이 마디에 닿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눈소식 꽃샘추위 꽃샘잎샘 그리고 올해는 꽃샘 대선까지 봄추위가 이름도 많네요 곤하게 자고 있는 깊은 밤에 보미(春) 저 혼자 툭 하고 오진 않겠죠

사는 이야기 2024.02.19

다짐

겨울과 봄의 경계에는 항상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온통 뿌연 하늘 누굴 탓하랴 봄꽃이 안 보여도 완전 봄 같은 날이다 며칠 만에 11000보를 걸었다 걷고 나니 몸이 상쾌하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혼자 걷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설날 부모님이 안 계시니 딱히 갈 곳이 없다 하루는 언니집 하루는 드라이브 바퀴 달린 건 몽땅 길 위로 나온 듯.. 안부와 행복 안녕이 넘쳐나던 설 1월에 했던 다짐을 설에도 또 했다 행복보다도 그저 별일이 없기를.. 정신줄 놓지 말고 꼭 잡고 있기를.. 다짐 아닌 다짐을 한다 동창의 치매진단이 내게 너무 충격을 줬나 보다

사는 이야기 2024.02.13

좀비가 죽었다

내가 보면 질 수도 있어 어젯밤 전반전 한골 실점을 보고 자자 자자 자고 일어나면 계속 살아났잖아 오죽하면 코리아좀비 축구라고 할까 좀비가 되거라 좀비가.. 기도를 했냐고? 아니 '돈 많은 백수 되게 해 주세요' 내 기도는 오직 하나야ㅎ 그렇게 잠이 들었다 그러나 끝내 0 - 2 일본이 4 강 못 가서 꼬시다 했더니 맙소사 일본도 꼬시다고 난리 났겠다 내 탓 네 탓 감독 탓 원망만 한가득 근데 감독이 이상하긴 하다 진정 응원했다면 웃어 주는 것이다

사는 이야기 2024.02.07

소통의 부재

더 나이 먹기 전에 머리를 조금 기르려고 4개월을 길렀다 내가 원하는 기장으로 자란 듯해 미용실 예약을 했다 이렇게 저렇게 해주세요 뒷머리부터 컷 시작 싹둑싹둑 귀 옆부분을 자를 때 비로소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된 걸 깨달았다 미안하다 사과를 해도 심통이 난다 짜증이 난다 오늘 난 거울공주 아니 거울할매다 거울을 스무 번쯤 봤나? 10년 넘은 단골미용실인데 원장이 해 주는 대로 10년째 머리통을 맞긴 내 탓인가 나랑 수다 떨다가 늘 하던 대로 가위질 한 그녀 탓일까? 그저께 저 사진을 보니 더 아쉽다 그냥 먹고 자고 자고 먹으면 자라는 머리 걱정 마셔라~ ㅎ 어제는 입춘 지금 내리는 비는 겨울비인가 봄비인가?

사는 이야기 2024.02.05

닭발

오랜만에 재래시장에 갔다 생선도 야채도 금값이다 배고플 시간이 아님에도 닭발이 나를 째려보는 걸 느낀다 이 나이에 입덧은 아닐 테고 심리적 허기짐인가? 갑자기 음식이 당기는 것은 몸이 필요해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데.. 단백질이 부족했나 콜라겐이 필요했을까 암튼 매운맛으로 골랐다 집에 오자마자 김가루 주먹밥에 무뼈 닭발을 살포시 얹어 게눈 감추듯 밥 한 공기를 먹었다 후다닥 설거지를 하고 두서없이 글을 쓰다가 문득 든 생각 일기 쓰라고 닭발이 먹고 싶었을까? 그냥 닭발 먹기 좋은 날입니다

사는 이야기 202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