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자다가 정신을 수습하고 졸다가 깜짝 놀라고.. 옆을 보니 정아도 고개가 오분 전 앞자리 어떤 이도 꾸벅꾸벅 살다 살다 영화보다 자다 졸다 하긴 첨입니다 오랜만에 영화 한 편 때리러 충무로로 식사하고 표를 예매한 뒤 자투리 시간에 한시간 산책도 하고 차도 마시고 여기까지는 문제가.. 사는 이야기 2019.12.12
마음의색 누군가 물었다 마음의 색을 하늘이 잿빛이라 덩달아 잿빛이라며.. 난? 차갑게 식은 피 고추장의 붉은색 오래된 멍 검푸른색 푸르름이 옅어진 노랑 모나지만 하얀색 고귀하고 화려한 고독의 색 보라 참기름의 갈색 거미줄에 걸린 덧없는 세월 무색 거울을 보았다 주먹이 장도리처럼 성질.. 사는 이야기 2019.12.09
맛깔나게 벼르고 벼르던 베란다 청소를 하려다 사랑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는 화초에 눈길이가 딴짓입니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삭막함에 미친듯이 사 들이던 화분 꽃가꾸기에 미쳐서 분수도 만들고 폭포도 만들고 사계절을 베란다에서 느끼게 해주던 예쁜 친구였는데 요즘은 .. 사는 이야기 2019.12.03
끝달 끝달 초하루의 문이 열렸습니다 빨리도 왔네 Ktx를 타고 왔나 봅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비와 함께 가을비라 해야 하나 겨울비라 해야 하나 아리송해 달랑 한 장 남은 외톨이 달력 외톨이란 글자에 가슴이 싸해진다 외톨이란 포용이 필요한 것 12 월을 너그럽게 감싸 안아 주면 돼 느끼지 마.. 사는 이야기 2019.12.01
빨간약 이제는 떠날 시간낙엽 따라 가을도 뜀박질이다엑셀 한번 제대로 밟지 못했는데겨우 네 번의 수요일만 남았다 빨간약이 필요해구미 땅기는 빨간 맛 오미자도 아니고레드벨벳의빨간 맛 달콤한 노래도 아닌그 옛날 만병통치 빨간 약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아직 가지 않은 그날과아직 오지 않은 그날과거와 현재를 오락가락하는터널 어디쯤에 갇혀있으니 깜깜해마음이 어둡다고 차가운 건 아니야원래등잔 밑이 더 뜨겁거든문제야아직도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게 지팡이로 써야 할 마음을 칼로 쓰고 있으니..이건 순전히 가을 탓 일거야 자작 시 2019.11.27
향 풍경은 창으로도 12월이 곧 온다는 걸 직감하게 한다 주말 송도에 다녀왔다 경원재 돌담 넘어 보이는 굴뚝에 싼타 궁디가 정겹드라 그래 12월이 코앞이니까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차가 몸을 따시게 한다면 향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생선을 먹은 날은 겸사겸사 더 피운다 향초를 .. 사는 이야기 2019.11.25
돌탑 ᆞ 여름부터 흠모하던 가을이다 늦가을이 내속에 얌전히 앉아 소리를 내고 있다 낙엽의 바스락 내면의 바스락 설탕 한 스푼을 넣은 에스프레소 달콤 쌉싸름한 그 뒤에 느껴지는 향기는 없고 쌉싸름만 한가득 오늘 아침이 그렇다 양희은의 한계령이 아침부터 가슴에 콕 박힌다 '저 산은 .. 사는 이야기 2019.11.19
가을과 겨울 사이 아직 가지 않은 가을 이미 와 있는 겨울 보라 저 화려함 동장군은 입시를 어찌 알고 심술일까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진 날 꽁꽁 싸매고 덕수궁으로.. 종종걸음으로 본 가을 이쁨 받으려고 더 이쁜 짓 하는 여시 같은 가을 몸짓 겨울이 내게 아는 척을 하는데 모르는척 가을하고만 놀다 왔.. 사는 이야기 2019.11.14
大哥 ᆞ 어떤 분이 지난 주 블로그 대문사진을 보고 붉은 수수밭 영화를 봤냐는 질문을 했다 소설도 영화도 안 봤기에 tv 에서 보기로 작정하고 검색하니 붉은 수수밭 상, 하 이렇게 뜬다 처음엔 몰랐어, 우쒸 이것은 아니지.. 상, 하로 나눠진 영환 줄 알고 보다가 왜 공리가 안 나오지 하는 생.. 사는 이야기 2019.11.11
깨갱 나는 오늘 아무 생각 없이 깼다 기지개를 켜면서 눈이 잘 떠지지 않아 본의 아니게 윙크를 하면서.. 슬그머니 잠에서 깨어나 음악을 듣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제 많이 걷고 어제 김치를 담근 탓인가 봅니다 가을은 쓸쓸함을 옮기는 宿主 같은 존재다 잎은 지고 떨어져 말라 지니 터.. 사는 이야기 2019.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