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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그대의 뜰에도 여름이 당도했겠지요 오월의 찬란함을 빛나게 하던 장미가 아직도 한창입니다 여름을 실감합니다 오월의 부스러기를 모아서 날려 보냅니다 유월입니다 꽃집 앞에서 기웃기웃 한참을 꽃구경하다 그냥 왔습니다 이제는 화분을 집에 들이지 않습니다 게을러진 탓도 있겠지만 소유하지 않아도 밖으로 나가면 온통 나의 꽃이 천지기에 화분을 들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골마지 낀 마음이건만 여전히 꽃집앞에 서면 발길이 멈춘답니다 여름이 걸터앉은 유월 여느 때 유월처럼 그렇게 흘러가겠죠 꽃이 지는 건 비바람 때문만은 아니듯 피고 지듯 그렇게 세월이 가고 있습니다

자작 시 201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