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얼마만인가 온종일 오락가락 빗소리를 듣고 있다 귓속이 미어터지도록 꾸.. 사는 이야기 2019.05.19
금요일을 기다리면서.. 우산을 받치거나 받치지 않거나, 별반 차이 없는 그런 소낙비를 맞은 느낌이다 큰비가 우르르 지나간 후 무지개가 걸려있는 하늘처럼 드라마틱하다 어쩌면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으리만치.. 금요일 밤 아홉 시를 기다린다 드라마도 잘 안 보는 편인데 요즘은 슈퍼밴드에 .. 사는 이야기 2019.05.09
관계의 온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아마도 누군가의 마음을 온전히 얻는 일 일 겁니다 머리로 계산해서도 얕은꾀로도 얻을 수 없겠지요 관계의 온도는 시월 오후 세시쯤의 따뜻함과 산뜻함 정도라는데 시월 오후 세시쯤 따뜻함과 산뜻함의 온도 도대체 몇 도입니까? 오월을 미리 품어본다 솜사.. 사는 이야기 2019.04.29
쫄지마 Spring 거울을 보니 얼굴이 달덩이 같다 며칠 불면으로 고생하다 간밤에 숙면을 넘어 지나치게 잔 탓이다 왠지 주름도 몇 개 사라진 듯 한 착각이 든다 입꼬리를 올려 미소까지 지으니 흠~ 더 달덩이다 설탕 두 스푼을 넣은 에스프레소 달콤 쌉쌀함 그 뒤에 느껴지는 향기를 느끼며 얼음 몇 조각.. 사는 이야기 2019.04.22
즐거운 상상 봄이 비처럼 내린다 화장花葬 이다 하도 고와 슬프다는 생각이 든다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하늘에서 황금이 비처럼 쏟아진다면 하늘에서 남자가 거리에 쏟아져 준다면 이거 이거 황금이야 욕심껏 가져오면 되지만 남자는 어떡하지? 탕수육을 앞에 놓고 찍어 먹을까 부어 먹을까의 선택.. 사는 이야기 2019.04.19
심장을 안아줘야겠다 내 심장이 너무 작아서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떡해 당신은 이 작은 심장 안에 그토록 큰 슬픔을 넣을 수 있는 겁니까? 신이 대답 했다 보라 너의 눈은 더 작은데도 세상을 볼 수 있지 않느냐 (잘라루딘 루미) 평범한 어제와 같은 날이었다 슬픔이 3 할 정도 있었는데 가끔은 3 이 7.. 사는 이야기 2019.04.17
야호 나야 나야는 자주 통화를 해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이에 할 수 있는 인사다 기억하지 못했고 누구냐고 묻는 순간 생각이 났다 년초에 무의미하게 알고 만 있는 사람을 백여 명 정리한 탓이다 조금 미안했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서로의 탓이다 이제는 산처럼 편안하고 땅처럼 조건 없이 베.. 사는 이야기 2019.04.16
화양연화 꽃을 보니 마음도 꽃밭입니다 가슴에 맑은 바람 한 줌 담고 기분 좋은 생각도 담으니 그냥 좋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 花樣年華 그대 ! 인생의 봄날이 항상 오늘이시길.. In The Mood For Love 사는 이야기 2019.04.15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강원도는 20cm 폭설 그래도 봄이다 달력도 봄이고 날씨도 봄이다 제 작년에도 작년에도 등단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시화전을 하는 게 꿈이었기에 거절을 했었다 사방에 등단한 사람이 차고 넘치는 현실에 글에 어울리는 삽화를 직접 그려 시집을 내고 싶은 마음에.. 요즘 허리가 아프니 글.. 사는 이야기 2019.04.10
벚꽃 엔딩 세월이 한참 흘렀어도 벚꽃이 한창이면 생각나는 이 노래 이맘때면 생각나는 걸 어쩌겠어 봄의 기운이 정수리를 뛰어 넘는다 아롱이는 봄 때문에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봄에 철퍼덕 주저앉아서 말입니다 친구한테 노래방 가고 싶다고 했더니 야~야 그곳은 술 마시고 알딸딸해서 가는 .. 사는 이야기 2019.04.08